어떤 제조 공정도 도면에 적힌 치수를 정확히 그 값으로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 사출 성형은 냉각 중 수축량이 로트마다 미세하게 다르고, 가공은 공구 마모가 있고, 조립 공정은 지그의 위치 오차가 있습니다. 그래서 도면에는 항상 "⌀20 ±0.05" 처럼 기준값(공칭 치수)과 허용 편차(공차)를 함께 적습니다 — 이 부품은 19.95~20.05mm 사이 어디든 나와도 합격이라는 뜻입니다.
공차를 좁게 잡을수록(예: ±0.01) 부품끼리 헐렁함 없이 정밀하게 맞물리지만, 그만큼 정밀한 공정·검사가 필요해 원가가 급격히 오릅니다. 공차를 넓게 잡으면(예: ±0.2) 제조는 쉽고 싸지지만 여러 부품을 이어 조립할 때 개별 공차가 누적되는 "공차 누적(tolerance stack-up)"이 생겨, 마지막 조립에서 부품이 헐렁하거나 안 맞을 위험이 커집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기능적으로 꼭 정밀해야 하는 치수"만 좁은 공차를 주고, 나머지는 최대한 넓게 잡아 원가를 지킵니다.
끼워맞춤(fit)의 관점에서 보면 구멍이 최소, 축(핀)이 최대일 때가 가장 타이트한 조합(최악의 조립 조건)이고, 구멍이 최대, 축이 최소일 때가 가장 헐렁한 조합입니다. 설계자는 이 두 극단 모두에서 부품이 여전히 기능해야 한다는 걸 검증해야 합니다 — 도면 위 숫자 하나가 아니라, 그 숫자가 만들어내는 "범위 전체"를 설계하는 것이 공차 설계입니다.
언제 쓰나
서로 끼워지는 두 부품(구멍·핀, 나사 체결부)을 설계할 때, 여러 부품을 이어 조립하는 치수 체인을 검토할 때.